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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패션 포토그래퍼 박경일의 라이프 포트폴리오

사진을 전공하지 않아서 사진계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그래도 30대 초반에 은행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사진가가 있다는 말을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다. 그의 특이한 이력만이 기억에 남았던 것이다.

물론 뉴욕에 간 그는 엄청난 고생을 했다. 물론 이는 책을 펴기도 전에 알만한 내용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고생을 넘고 넘어서 한국 패션 사진가의 거장이 되어버렸다. 이것도 이미 안다. 그랬기 때문에 이런 책으로도 나오지 않았던가?

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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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들처럼 사진찍기가 취미인지라 외출할 때 비록 셔터를 하나라도 누르지 않을지라도 들고 다니곤 한다. 남들이 물어보면야 물론 취미입니다~라고 대꾸하고..
가끔 모델 촬영회에도 참여를 하곤 한다.

아마추어 모델을 섭외해서 몇명의 사진 애호가가 사진을 찍는 행사이다. 초기 몇번 참여하면서 모델을 찍어 본다는 설레임이 사라지고, 모델이 만드는 사진을 나는 단지 기록한다는 것을 느낀다. 즉 내가 만들어 가는 사진이라기 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모델의 모습만을 단지 기록한다는 한계감을 느끼는 것이다.

아마추어라는 말, 취미로 사진찍는 것을 즐긴다는 말은 책임을 질 결과가 없다는 점에서 강력한 자기 보호 수단이다. 하지만 열정의 결과에 대한 허탈감이 남는다.

이 책에서 그에게 영향을 준 사진관(寫眞觀)은 나에게 의미를 준다.

자기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사진에 담기 위해 일주일, 열흘씩 잠복하며 찍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찍고 싶은 걸 하루에 몇 개라도 연출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창작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어쩌다 빗방울이 하나 톡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해서, 또는 몇날 며칠 기다려 해돋이 장면을 찍었다고 해서 훌륭한 사진가라고 말할 수 없다는 그의 열변에 나는 상당히 매력을 느꼈다.

물론 아직 나는 오지의 사람들의 눈빛이 담긴 다큐멘터리 사진과 그 오지의 사람들과 동화되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오는 사진가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의 능력과 재능을 또 다른 것이다. 창의력이 번뜩이는 연출력그 장소와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자연스러운 사진 기록을 남기는 능력, 어느것이 더 우월하다고 어찌 말하랴.

하지만 내가 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연출을 이용한 다양한 취미를 즐겨야 하지 않는다. 당장 즐기는 사진에 만족하지 않는 나에게 그의 작업 방식은 쉽지 않은 숙제를 남겨줬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안 인생 모델이 되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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